마케팅 서밋

디지털 마케팅 비용은 얼마를 써야할까?

포스트마인드 2022. 5. 8. 10:21
출처 : 픽사베이

그 광고비 얼마면 돼? 얼마면 되는데?

디지털 광고 컨설팅을 위한 미팅 자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질문 중에 하나다. "그럼 저희 광고비는 얼마나 쓰면 되나요?" 물론 KPI(Key Performance Indicator)가 명확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단가를 역산해서 말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캠페인을 통해서 10만 다운로드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데 얼마나 쓰면 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리워드 매체를 기준으로 CPI 400원을 잡으면 4천만원을 쓰시면 되겠네요라고 답할 수 있다. 물론 리워드 매체의 높은 이탈율에 따른 잔존율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겠지만 목표가 정확한 경우에는 광고비 책정이 수월한 편이다.
문제는 목표가 불분명한 경우다. 그리고 보통의 미팅이 목표가 불분명한 경우에 진행된다. "이번에 앱이 새로 출시되어서 앱 다운로드 캠페인을 해야하는데 광고비는 얼마나 책정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는 숨이 턱 막힌다. 그..그래서 얼마나 쓰실 수 있나요..? 부터 물어보고 싶지만 우리는 디지털 전문가 아닌가. 비슷한 상황이었던 레퍼런스를 빠르게 떠올려본다. 운이 좋게도 레퍼런스가 퍼뜩 기억이 났다면 다행이다. "최근 집행했던 유사 업종 기준으로 말씀 드리며 10만 다운로드 기준으로 6천만원 정도 사용하셨고요." 라는 시작으로 미팅을 매끄럽게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이제 문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광고주에게는 특별한 KPI가 설정되지 않았고, 우리에겐 비슷한 레퍼런스가 없다. 무작정 떠들기에는 수습해야 하는 실무 담당자들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문제의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대답을 내야 하는가.

정답이 없는 문제의 정답을 이야기하라

페르미 추정(Fermi Estimate)이라는 것이 있다. SNS 상에서 유명했던 구글 면접 문제가 그것이다. '비행기 안에 탁구공이 얼마나 들어갈까?'에 대한 대답을 물어본다. 구글 담당자의 말을 빌리자면 <답은 우리도 모른다>이다. 다만 면접 문제로 페르미 추정을 사용하는 이유는 짧은 면접 시간 내에 면접자가 얼마나 많은 지식을 활용하여 적절한 사고 프로세스로 이야기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얼만큼 광고비를 써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짧은 시간 안에 광고주를 설득할 수 있을만한 '논리'적인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물론 틀려도 되니 논리만 대충 맞으면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페르미 추정이라는 것이 충분히 일리가 있고 근거가 있어야 함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정답이거나 정답에 가까운 답을 광고주에게 내야 한다.
급변하는 광고 시장에서 목적 없는 캠페인의 광고비라니, 가당치도 않은 질문이지만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인 우리는 당연히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래 내용과는 별개로 답을 내기 위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끊임 없는 트렌트 탐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 서 예로 든 앱 마케팅 역시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후 성장과 함께 다양한 마케팅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적어도 업종 별 디테일한 부분까지 캐치하지는 못하더라도 전반적인 앱 마케팅 트렌드 또는 대략적인 미디어 활용이나 단가 체계 정도는 항시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근간이 되지 않는다면 아래의 내용은 시작도 하지 못한다. 광고주의 물음에 벙찐 얼굴을 하고, "광고비는 광고주님이 쓰기 나름이죠^^!"라고 해맑은 대답을 하고 나올지 모른다.

마케팅 비용은 어떻게 책정되는가

그럼 이제부터 정답이 없는 문제의 정답을 만드는 기적의 논리를 만들어 보겠다. 그런 사람은 없겠지만 인생은 많은 해답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 얘기하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꼭 염두에 두길 바란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다양한 답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나중에 내 답이 틀렸다며 울고불고 하지 않기를 바라며 꼭 '참고용'으로 들어주길 바란다.
먼저 답을 내기 전에 우리는 마케팅 비용이 어떻게 책정되는가부터 접근해야 한다. 경영 전공은 아니지만 곧(?) MBA를 목표로 하고 있고 마케팅에 대한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나의 짧은 지식을 소개해본다.
마케팅 비용을 산정하는 방식은 크게 다섯가지로 나뉘며 간략한 설명은 아래 표에 소개한다. 흔히 우리가 KPI를 통해 광고비를 산정하는 방식은 '목표 과업법'에 해당하는 방식이었다. 이론적인 부분은 몰랐을 수 있지만 이미 실무에서는 진행하고 있었던 업무다. 두번 째, 경쟁사 레퍼런스를 통해 광고비를 유추하는 방식은 '경쟁사 대항법'이다. 이 역시 우리는 이론적 구분을 몰랐을지 언정 실무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광고주의 툭 던지듯 물어보는 광고비 질문은 그 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광고비 책정을 다시 광고주에게 돌리는 방식이다. 다만, 해맑은 웃음과 벙찐 얼굴로 쓰기 나름이라는 무책임한 대답이 아니라 마케팅적 지식을 동반한 광고주 마케팅 비용 책정을 '컨설팅'한다는 뉘앙스의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 광고주만 알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 아래 비용 책정법 중 '지출 가능액법'과 '비율 기준법'이 그것이다.


그럼, 질문을 던져보자. "저희가 먼저 광고비를 제안 드리기 전에 활용 가능한 비용에 대해서 문의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보통 마케팅 예산을 구성하실 때는 손실 범위를 최소화하여 책정합니다. 평균 판매량과 수익 수준을 고려했을 때 가능한 마케팅 예산을 말씀 주시면 해당 예산을 기준으로 목표 및 향후 마케팅 방향에 대해 제언 드리겠습니다."
물론 앞 서 이야기 했듯이 분위기 상 역질문이 곤란한 경우에는 다른 이야기로 풀어야겠지만 마케팅 예산에 대하여 '우리가 알 수 없는 정보'를 근거로 역질문할 수 있다면 예산 산정에 있어서 굉장히 편한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대행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광고주 역시 대행사 컨설팅이 있기 전 먼저 내부적으로 가용 예산에 대하여 판단한다면 좀 더 마케팅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대행사가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한들 광고주 내부 정보는 쉬이 알 수 없기 때문에 광고주의 적극적인 협조가 아니면 예산 효율화 달성은 어렵다. 광고주든 대행사든 가용 예산 범위에 대해서 먼저 파악할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대행사 사이드에서는 역질문을 통한 내부 정보를 얻음으로써 컨설팅 퀄리티를 높이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우리 얼마 쓰면 되는건지 말해! 당장 말해!

우수꽝스럽게 시작을 했지만 내부 정보는 공유할 수 없고 그 일을 내가 하고 싶지도 않으니 일단 얼마 써야하는지 이야기를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광고주가 실제로 있고 두번 세번도 있다. 담당자 성향일 수도 있고 내부 사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상황을 또 우리는 잘 풀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앞 서 이야기한 마케팅 예산 수립 방법 중 '시장 점유율 대비법'이 나온다. 페르미 추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답을 낼 수 있는 논리적 근거가 된다.
시장 점유율 대비법 역시 어려운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업종에 따른 시장 상황이 굉장히 복잡 미묘하기 때문에 언제나 마케터는 트렌드에 대해 익숙해야 한다. 특히 지금 눈 앞에 있는 광고주의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초기 시장 진입 시에는 광고비를 크게 책정하고, 이미 시장 선도자로서 포지셔닝한 경우 광고비를 낮게 책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기서부터는 마케터의 지식과 트렌드 민감도 등 능력의 영역이 된다. 예를 들어 우리 제품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데 경쟁 업체가 적은 경우를 생각해보자. 경쟁 업체가 적기 때문에 적은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미디어 분배하여 활용하는 방법을 건의할 수 있지만,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서 비용을 최대화해서 진행하자는 이야기도 가능하다. 또 여기서 마이클 포터의 '경쟁우위' 개념이 나올 수 있는데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 또는 제품 차별화가 시장에서 가능한지에 따라 논의 방향이 정반대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간단하지만 간단하지 않은 답변을 해야하기 때문에 다시 두번 세번 네번 강조하건데, 우리 마케터는 언제나 상어처럼 헤엄쳐야 한다. 죽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 없이 학습해야 하는 이유다.
앞 서 5가지 마케팅 비용 책정 방법 외에도 새로운 답변 방향도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포스팅은 참고용으로만 봐야 한다는 이유다. 새로운 답변은 흔히 알고 있는 리치/프리퀀시와 소비자 역치에 관한 이야기로 마케팅 비용에 대한 답변을 꾸릴 수 있다. 광고에 있어서 목표하는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최소한의 노출량이 있다. 소비자가 우리 제품에 대해서 인지하도록 만들고 싶다면, 일단 제품의 타겟을 좁힌다. 국내 3040여성이라면 약 750만 명 수준이다. 오래된 이론을 기준으로 프리퀀시 3회, 즉 1명이 3번을 광고를 보면 어느 정도 인지한다고 가정해보자. 750만 명 중에 50%인 375만 명에게 3번씩 노출해야하며 1,125만 Impression이라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그리고 우리가 미디어를 페이스북으로 진행하다고 했을 때, CPM 단가를 1만 원으로 잡는다면 1억 1,250만 원이라는 예산이 나온다. (imps / 1000 * 1만 원)
즉, 국내 3040 여성의 50%가 우리 브랜드를 인지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1억 1,250만 원이라는 금액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최근의 이론을 덧붙이자면 프리퀀시는 좀 더 높아도 '광고 피로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과거와 달리 파편화된 정보가 너~무 많은 디지털 환경에서는 6회 이상의 프리퀀시를 통해 자주 노출하는 것이 인지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물론 이론은 이론일 뿐 실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최신 레퍼런스를 가지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역치 : 소비자가 제품 광고에 대해 '반응'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극'
리치(Reach) : 광고 도달율로 몇 명의 인구에게 광고가 닿았는지에 대한 수치
프리퀀시(Frequency) : 1명의 인구에게 몇 번 광고가 노출되었는지에 대한 수치

앞 서 이야기한 5가지 마케팅 비용 책정 방법과 (프리퀀시/리치를 활용한) 페르미 추정을 통한 광고비 산정법을 추가로 설명했다. 그리고 또 새로운 방법의 마케팅 비용 산정법은 다양한 정보와 기본 개념을 통해 만들 수 있다. 광고주 그리고 대행사 어느 조직에 속해있든 상황에 가장 적절한 광고비를 산출하는 방법을 연구해보자.